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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늘리고 싶다면 천천히 달려라.”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속도를 높이고 싶다면, 더 빠르게 달려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달리면 달릴수록 알게 되더라고요.
빠르게 달리는 능력은 '지속적으로 오래 달릴 수 있는 기본 체력'에서 시작된다는 것.이걸 키워주는 훈련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롱 슬로우 디스턴스(LSD)입니다.
느리고, 길고, 지루하다고 생각하기 쉬운 LSD 훈련.
하지만 러닝 실력을 키우는 데 있어 가장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훈련이에요.
오늘 이 글에서는 LSD 훈련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그리고 초보 러너가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루틴까지 하나하나 풀어드릴게요.
LSD 훈련이란 무엇인가요?
LSD(Long Slow Distance)는 말 그대로 길고, 천천히, 오래 달리는 훈련입니다.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대신, 낮은 강도로 오랜 시간 달리며 지구력과 심폐 기능을 키우는 기초 러닝 훈련이에요.보통은 자신의 최대 러닝 속도보다 60~70% 느린 페이스로 달리며,
시간 기준으로는 45분~90분, 거리 기준으로는 8~15km가 일반적이에요.
하지만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30분부터 시작해도 전혀 문제없어요.중요한 건 '느리게 오래’ 달리는 것이지, ‘빠르게 멀리’ 달리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그 점만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어요.왜 느리게 오래 달리는 것이 속도를 향상시킬까요?
모순처럼 들릴 수 있어요.
하지만 속도 향상은 지구력 기반이 튼튼할 때 가능해요.
즉, 오래 달릴 수 있는 체력이 없으면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가 없다는 말이죠.LSD 훈련은 근육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에너지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단련해요.
특히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효율적인 연료 시스템을 훈련할 수 있어요.
이는 마라톤이나 하프 같은 장거리 러닝에서 '후반부에 무너지지 않는 힘'을 만들어줍니다.또한, 느린 속도로 오래 달리면 러닝 자세와 호흡을 자연스럽게 체화하게 돼요.
평소에는 놓치기 쉬운 디테일들이 몸에 익숙해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러닝 퍼포먼스가 상승하게 되는 거죠.LSD가 지구력과 심폐 기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LSD는 심장에 아주 좋은 자극을 줍니다.
장시간 동안 일정한 심박수를 유지하는 유산소 훈련이기 때문에, 심장이 점점 더 강하고 효율적으로 기능하게 되죠.이 과정에서 모세혈관 밀도 증가, 산소 전달 능력 강화, 심폐 지구력 향상이라는 변화가 따라옵니다.
이게 누적되면, 같은 거리를 달려도 숨이 덜 차고, 덜 피곤해지는 걸 체감하게 돼요.뿐만 아니라, 근섬유 중에서도 지구력을 담당하는 느린 연축 섬유(slow-twitch fibers)가 발달해요.
이건 빠른 속도로 오래 달릴 수 있게 만드는 ‘에너지 지속 엔진’과도 같아요.
그래서 LSD를 꾸준히 하면 자연스럽게 러닝 속도도 따라 올라가게 되는 거예요.초보자에게 적합한 LSD 훈련 거리와 시간
LSD 훈련은 사람마다 시작 기준이 다를 수 있어요.
초보자의 경우라면 30분 조깅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건 시간보다 ‘지속 가능성’이에요.초반 2주는 다음과 같이 시작해보세요:
- 1주차: 30분 느린 조깅 (말하면서 달릴 수 있는 페이스)
- 2주차: 35~40분 달리기 + 5분 걷기
점점 익숙해지면 시간을 5~10분씩 늘리고, 주 1회 60분 러닝을 목표로 해보세요.
처음부터 “10km는 뛰어야지!” 같은 압박을 느끼지 마세요.
몸이 받아들이는 만큼, 조금씩 길게 가는 게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훈련 시 적절한 페이스와 심박수 설정 방법
가장 쉬운 페이스 기준은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입니다.
숨은 차지만, “이거 힘드네요~” 정도의 말은 가능해야 해요.
숨이 턱 끝까지 차서 말을 못하겠다면, 그건 템포 런이죠.심박수로는 최대 심박수의 60~70% 수준이 적절해요.
예를 들어, 30세의 러너는 최대 심박수 190이라면, LSD 훈련 중엔 114~133 정도의 심박을 유지하는 게 이상적입니다.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없다면, “말은 되는데 노래는 못 하겠다”는 느낌이 바로 그 지점이에요.
그 페이스로 꾸준히 달리면, 효과는 서서히 쌓이게 됩니다.LSD 훈련 루틴 설계 팁 (주간 루틴 예시 포함)
처음 LSD를 루틴에 포함시키려면 일주일에 1~2회만 시작해도 충분해요.
다음은 예시 루틴입니다:- 월: 휴식 or 가벼운 요가
- 화: 템포 런 (중강도, 25분)
- 수: 휴식
- 목: 인터벌 트레이닝
- 금: 휴식
- 토: LSD 훈련 (45~70분)
- 일: 회복 조깅 or 걷기
LSD는 반드시 회복이 충분한 날에 배치하는 것이 좋아요.
특히 토요일이나 일요일 아침 시간은 교통이나 날씨, 러닝 환경 측면에서도 이상적입니다.지루함을 이겨내는 나만의 LSD 러닝 팁
LSD가 어려운 이유는 육체적인 힘듦보다도, 사실 지루함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몇 가지 방법으로 지루함을 극복했어요:- 런닝 전용 플레이리스트 만들기
– 일정한 비트의 음악은 리듬감을 유지하는 데도 좋아요. - 팟캐스트 듣기
–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대화 콘텐츠가 가장 좋습니다. - 자연 코스에서 달리기
– 공원이나 강변, 산책로처럼 풍경이 바뀌는 곳이 훨씬 집중이 잘 됩니다. - 러닝 친구와 함께
– 함께 뛰면 페이스 조절도 쉬워지고, 말하면서 지루함도 덜하죠. - 코스를 바꿔보기
– 매주 다른 루트로 달려보는 것도 좋은 변화예요.
LSD와 템포/인터벌 훈련의 밸런스 맞추기
LSD는 러닝의 기초 체력과 지구력을 담당하고,
템포/인터벌은 속도와 스피드를 자극하는 훈련이에요.
이 둘을 잘 조합해야 전체적인 러닝 퍼포먼스가 향상됩니다.초보자는 일주일에
- 1회 LSD
- 1회 템포 or 인터벌
정도로 균형을 맞추는 걸 추천드려요.
LSD가 없다면 속도는 금방 정체되고,
속도 훈련만 하면 지치고 부상 위험이 커져요.
서로를 보완해주는 관계라는 걸 꼭 기억하세요.장기적으로 LSD 훈련이 주는 러닝 실력 변화
3~4주만 꾸준히 해도, 몸이 점점 더 가벼워지고 회복이 빨라집니다.
10분도 힘들던 조깅이 30분, 60분으로 늘어나고
나도 모르게 “페이스가 안정됐다”는 느낌을 받게 돼요.저도 처음엔 3km 달리고 숨이 찼는데,
LSD 훈련을 5주쯤 하니까 어느새 7km를 거뜬히 달리고 있더라고요.
기록이 좋아지기 전에 먼저 러닝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찾아와요.
그게 바로 LSD가 주는 진짜 효과입니다.초보 러너가 가장 자주 하는 실수와 피해야 할 점
마지막으로, 초보자가 흔히 하는 실수 몇 가지를 정리할게요:
- “느리게 달리는 건 의미가 없다”는 착각
→ 느림 속에 모든 기초가 다 있습니다. - 거리 욕심 내기
→ 처음엔 “내가 얼마나 뛸 수 있지?”라는 테스트보다 “지속 가능한가?”에 집중하세요. - 워밍업과 쿨다운 생략
→ 천천히 달려도 부상 위험은 있어요.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은 기본이에요. - 스마트워치 숫자에만 집착하기
→ 숫자보다 몸의 느낌에 집중하세요. 감각이 점점 좋아질수록 실력도 따라옵니다.
LSD 훈련은 초보 러너에게 가장 친절하고, 가장 확실한 성장 루틴입니다.
지루해 보일 수 있지만, 속도를 높이는 데 있어 그 어떤 훈련보다도 강력한 힘을 가졌어요.기초 체력이 탄탄해야 그 위에 어떤 훈련도 쌓일 수 있듯이,
LSD는 모든 러닝 실력의 기초를 다지는 훈련이에요.오늘 당장 30분,
천천히, 편안하게, 그리고 즐겁게 달려보세요.
당신의 러닝은 그날부터 달라지기 시작할 겁니다.'Runn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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