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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실력 향상을 위한 심박수 존 훈련법은 “빨리 달려야 빨라진다”는 오래된 통념을 뒤흔듭니다.
저는 처음 GPS 러닝 워치를 차고 달렸을 때, 천천히 뛰는데도 심박계가 150 bpm을 넘기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죠. 속도가 아니라 몸속 에너지 시스템이 진짜 열쇠라는 사실을요.
이 글에서 저는 러닝 실력 향상을 위한 심박수 존 훈련법이 어떻게 ‘느리게 달리기’로도 기록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되는지, 그리고 실제 훈련 루틴에 접목하는 방법을 자세히 풀어보려 합니다.
천천히 달리는 동안에도 심폐 지구력이 쑥쑥 자라고, 인터벌로 짧게 불을 지필 때 폭발력을 더하는 과정—바로 그 균형이 러너를 한 단계 끌어올립니다.
심박수 존이란 무엇인가
솔직히 말하면, 러닝 동호회에서 “존 2, 존 4” 같은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비밀 암호처럼 들렸습니다.
심박수 존(Heart Rate Zone)은 최대 심박수 대비 특정 비율로 나누어 놓은 구간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20대 후반의 최대 심박수가 190 bpm이라면 60 %에 해당하는 존 2는 약 114 bpm입니다. 저는 이 개념을 접하고 나서야 페이스보다 심박을 먼저 살피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왜냐하면 속도는 바람, 코스, 심지어 기분에 따라 요동치지만, 심박수는 내 몸이 실제로 쓰는 에너지 시스템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러닝 실력 향상을 위한 심박수 존 훈련법의 핵심은 각 존이 담당하는 생리적 효과를 이해하고, 주간·월간 계획에 정교하게 배치하는 데 있습니다. 그 덕분에 러너는 ‘느림’과 ‘빠름’을 적절히 섞어 부상 위험을 낮추면서도 최대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죠.
최대·휴식 심박수 계산과 개인화 공식
생각해보니, 러닝 워치에 기본 설정된 ‘기본 최대 심박수 = 220 – 나이’ 공식을 그대로 믿고 달리기엔 개인차가 너무 큽니다. 저는 우선 휴식 심박수(resting HR)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측정합니다. 60초 동안 손목 맥을 재며 숨을 참다 보면, 저의 휴식 심박수는 대개 48 bpm 근처에 머뭅니다. 그다음 최대 심박수(max HR)를 알아보기 위해 4분 가량 최고 강도로 언덕을 질주하고, 마지막 30초에 전력으로 끌어올려 피크 값을 확인합니다. 이렇게 얻은 개인화 공식 덕분에 저는 ‘존 3에서 145 bpm’처럼 훨씬 세밀한 타깃 구간을 설정할 수 있었죠.
또한 휴식 심박수와 최대 심박수가 모두 필요할 때는 카르보넨(Karvonen) 공식을 씁니다.
목표 HR = [(max HR – resting HR) × 목표 %] + resting HR
예를 들어 저는 최대 193 bpm, 휴식 48 bpm이므로, 70 % 강도는 157 bpm이 됩니다. 이렇게 계산된 수치는 실제 러닝 워치의 실시간 알림과 연동해 ‘존 이탈’ 알림을 받도록 설정해 두면 훈련의 질이 달라집니다.
각 심박수 존의 에너지 시스템과 효과
그와 관련하여, 존마다 우리 몸은 서로 다른 에너지 흐름을 사용합니다. 존 1(50–60 %)은 지방 산화를 촉진하며 회복을 돕는 완전 회복 조깅 페이스입니다. 저는 흔히 장거리 대회 다음 날 이 페이스로 30–40분 걸리듯 달리며 근육의 미세 손상을 완화합니다.
한편 존 2(60–70 %)는 ‘지구력 향상 존’으로, 유산소 기반 훈련 중에서도 모체가 되는 단계입니다. 장거리 선수들이 방대한 훈련량을 쌓는 곳이며, 저는 주간 거리의 절반 이상을 이 구간에서 소화해 기본 체력을 다집니다.
존 3(70–80 %)에 들어서면 젖산 역치 근처로 접근해 페이스 조절 능력이 크게 향상됩니다. 존 4(80–90 %)는 고강도 인터벌의 무대이고, 존 5(90–100 %)는 400 m 트랙 전력 질주 수준으로 속도 한계치를 밀어 올리는 최종 칼날입니다. 그러나 지나친 존 5 훈련은 피로를 쌓으니 주 1회 이하, 최대 5분 이하로 제한하는 편이 좋습니다.
목표별 존 선택 전략과 주간 배분
다시 말해, 러너가 10 km 기록 단축을 노린다면, 저는 주간 전체 러닝 시간(예: 4 시간)을 이렇게 배분합니다.
- 존 2 → 2 시간 15 분 (기초 지구력)
- 존 3 → 1 시간 (템포·가벼운 언덕)
- 존 4 → 30 분 (짧은 인터벌)
- 존 5 → 15 분 (스프린트)
마라톤 풀코스를 준비한다면 존 2의 비중을 65 %까지 늘려야 장거리 효율이 개선됩니다. 제 경험상, 존 2를 충분히 길게 가져가면 인터벌 훈련 이후에도 회복 심박수(Exercise HRR)가 2 분 내에 30 bpm 이상 떨어지는 안정적인 패턴으로 바뀝니다. 이처럼 목표에 맞춰 주간 존 배분을 조정하면 러닝 훈련이 그저 ‘많이 달리기’에서 ‘전략적 달리기’로 진화합니다.
워밍업·쿨다운에서의 심박 관리 포인트
트레이닝 피로 관리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워밍업을 존 1~초반 2에서 10 분간 끌어올린 다음, 스프린트 전엔 짧은 유산소 스텝 업 드릴로 심박을 80 %까지 살짝 띄웁니다. 이렇게 하면 본 세트 시작 직후 급격한 심박 상승을 막아 과도한 젖산 폭발을 피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쿨다운은 다시 존 1로 5–10 분 천천히 달려 혈액 순환을 진정시키고, 호흡이 자연스레 평상시 리듬으로 돌아오면 스트레칭으로 근막을 풀어 줍니다.
저는 이 과정을 거른 날과 거르지 않은 날의 다음 날 근육통을 비교해 보고, 확실히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체감했습니다.
LSD와 존 2 훈련으로 기본기 다지기
솔직히 가장 지루하게 느껴지는 훈련이 LSD(Long Slow Distance)입니다. 그러나 페이스 시계를 가방에 넣고, 시간이 아닌 풍경에 집중하며 90 분 이상 천천히 달려 보세요. 존 2에서 지방 연소 효율이 극대화되고, 모세혈관 수가 늘어나 근육에 산소 공급이 좋아집니다.
저는 토요일 아침 한강을 따라 18 km쯤 달리는 동안 팟캐스트를 들으며 ‘러닝 워치 활용’ 데이터를 시각화해 보고, 주간 피로도 지수를 체크합니다.
이렇게 사소한 루틴 하나가 지구력 향상의 핵심 열쇠가 됩니다.
인터벌·템포 러닝으로 존 4·5 활용하기
인터벌 러닝은 존 4~5를 주머니칼처럼 날카롭게 다듬는 과정입니다. 400 m×8회를 계획할 때, 저는 ‘올아웃’ 대신 ‘목표 심박수 185 bpm’에 닿으면 속도를 줄여 회복 구간으로 전환합니다.
회복은 존 2까지 떨어질 때까지 걷거나 천천히 조깅하고, 그다음 세트를 시작합니다. 이렇게 심박 기반으로 세션을 조율하면, 과훈련을 피하면서도 최대 산소섭취량(VO₂ max)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템포 러닝은 정확히 존 3 중·후반에 20 분 이상 머무는 지속주로, 젖산 역치를 서서히 밀어 올립니다.
심박수 모니터링 기기 선택 및 설정 팁
심박수 존 훈련의 생명줄은 정확한 측정입니다. 손목형 광학 센서는 편리하지만, 추운 날씨나 땀이 고이지 않을 때 오차가 커질 수 있죠.
저는 레이스나 인터벌 훈련 때는 “블루투스 가슴 스트랩 + 러닝 워치” 조합을 씁니다. 페어링 후 워치에서 ‘존 이탈 진동’ 알림을 켜고, 트레이닝피크스 같은 앱에 자동 업로드해 분석합니다.
또한 러닝 워치 활용 메뉴에서 ‘복합 데이터 화면’을 만들면 심박수, 페이스, 거리, 회복 시간 예측을 한눈에 볼 수 있어 훈련 집중도가 높아집니다.
훈련 중 흔한 오류와 교정 방법
러너들이 가장 많이 겪는 실수는 ‘존 2 훈련을 페이스 기준으로 달려서 실은 존 3~4였던’ 상황입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트랙이나 평지를 골라 심박수에 맞춰 달리기부터 몸에 익혀야 합니다.
또 하나는 인터벌 간 회복 시간을 과도하게 줄여 피로를 누적시키는 경우입니다. 저는 회복 심박수가 120 bpm 이하로 내려갈 때까지 걷거나 천천히 조깅해 조절합니다.
마지막으로 기기 의존도가 높아 ‘러닝 워치 배터리 방전→훈련 데이터 없음→동기 하락’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계가 없는 날엔 체감 강도(RPE) = 13~14”를 존 3 대체 지표로 삼아 훈련을 이어가도록 합니다.
4주 완성 심박수 존 훈련 플랜 실전 적용
1주차는 존 2 기반으로 주당 30 km를 채우는 데 집중하며 근육·건·관절을 적응시킵니다. 2주차부터는 화요일 5×400 m(존 4), 목요일 템포 20 분(존 3), 토요일 LSD 20 km(존 2)로 주간 패턴을 고정합니다.
3주차에선 인터벌 강도를 90 %→95 %로 높이고, 주간 총 거리의 25 % 이상을 존 3 이상으로 유지합니다. 마지막 4주차엔 회복 심박수를 최우선으로 체크해 피로 관리 주간으로 삼습니다.
제 경험상, 이 4주 블록이 끝난 뒤 5 km 기록은 평균 1분 이상 단축되고, 회복 심박수도 5 bpm 정도 떨어졌습니다. 느린 구간이 전체의 60 % 이상이었음에도 얻은 결과라 몰라보게 뿌듯했죠.
러닝 실력 향상을 위한 심박수 존 훈련법은 결국 ‘느리게 달리며 빨라지는 과학’입니다.
최대·휴식 심박수를 기반으로 개인화한 존을 설정하고, 존 2로 지구력을, 존 4·5로 속도를, 템포·존 3로 젖산 역치를 다듬는 정교한 퍼즐이 완성될 때 러너는 한 단계 도약합니다.
무작정 달리기보다 체계적이고, 과도한 강도보다 회복 심박수를 중시하는 접근이야말로 꾸준한 성장의 지름길입니다.
오늘부터 심박계의 ‘작은 숫자’에 귀 기울여 보세요. 천천히 달리는 동안에도 기록 단축의 실마리가 조용히 자라나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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